충전 시간을 줄여주는 급속충전, 자주 이용해도 배터리 수명에는 괜찮을까요?
이 질문과 관련된 배터리 내부 현상 중 하나가 바로 ‘리튬 도금(Lithium Plating)’입니다. 리튬 도금은 급속충전이나 낮은 온도 등 특정 조건에서 발생하기 쉬우며,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리튬 도금의 개념과 발생 원리, 배터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리튬 도금(Lithium Plating)’이란 무엇인가요?

리튬 도금은 충전 중 리튬이온이 전자를 받아 음극 표면에 금속 리튬 형태로 쌓이는 현상으로, ‘리튬 석출’이라고도 부릅니다. 흑연이나 실리콘 등을 음극 소재로 사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충전할 때 리튬을 음극 소재 내부에 저장하는데요. 리튬이온이 음극 내부로 들어가 저장되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부 리튬이온이 표면에서 전자를 받아 금속 리튬으로 쌓일 수 있으며, 이 현상이 바로 리튬 도금입니다.
한편, 리튬 도금을 충·방전에 활용하는 배터리도 있습니다. 바로 음극 활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무음극전지’*입니다. 충전할 때는 리튬이온이 전자를 받아 음극 집전체 표면에 금속 리튬으로 쌓이고, 방전할 때는 금속 리튬이 전자를 내놓으며 다시 리튬이온으로 바뀝니다. 이처럼 무음극전지는 금속 리튬이 쌓이고 다시 이온으로 바뀌는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고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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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도금은 왜 생기고, 어떤 조건에서 발생하기 쉬운가요?
그렇다면 리튬이온배터리에서는 어떤 조건에서 리튬 도금이 발생하기 쉬울까요? 흑연, 실리콘 등을 음극 소재로 사용하는 배터리를 중심으로 그 원인과 발생 조건을 살펴보겠습니다.

① 높은 전류로 빠르게 충전하는 급속충전
급속충전에서는 높은 전류로 짧은 시간에 많은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리튬이 음극 소재 내부로 들어가 확산하고 저장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한데요. 충전 전류가 높아져 리튬의 이동과 저장 과정이 충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음극의 전위1가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 전위가 충분히 낮아지면 일부 리튬이온은 음극 내부에 저장되는 대신, 표면에서 전자를 받아 금속 리튬으로 쌓이는 리튬 도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쌓인 리튬 중 일부는 충·방전에 다시 활용되지 못할 수 있어, 리튬 도금이 반복되면 배터리 수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급속충전을 자주 이용한다고 반드시 리튬 도금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발생 여부와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배터리 온도와 충전 상태, 설계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② 리튬이온의 이동과 저장 반응이 느려지는 저온 환경
배터리 온도가 낮아지면 리튬 도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전해질 속 리튬이온의 이동과 음극 표면에서의 반응이 느려지고, 리튬이 음극 소재 내부로 확산하는 데에도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같은 전류로 충전하더라도 저온에서는 리튬이 음극 내부에 원활하게 저장되기 어려워, 표면에 금속 리튬이 쌓일 수 있습니다.
③ 높은 SoC(State of Charge) 상태
SoC(State of Charge)가 높아지면 리튬 도금이 발생하기 쉬워질 수 있습니다. 흑연 음극에 리튬이 많이 저장되면, 추가로 들어오는 리튬이온이 흑연 층 사이로 이동하고 저장되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는데요. 이 상태에서 충전 속도가 리튬이온의 삽입 속도를 앞지르면, 음극 표면의 전위가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 전위가 충분히 낮아지면 일부 리튬이온은 음극 내부에 저장되는 대신, 표면에서 전자를 받아 금속 리튬으로 쌓이는 리튬 도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용어사전 – SoC (State of Charge) 보러가기
④ 리튬이온의 이동과 저장을 어렵게 하는 음극의 변화
배터리가 노화하면서 음극의 표면 상태나 리튬 저장 용량이 달라지면, 리튬 도금이 발생하기 쉬워질 수 있습니다. 먼저 음극 표면의 계면층인 SEI(Solid Electrolyte Interphase)가 두꺼워지거나 이온전도성이 낮아지면, 리튬이온이 이 층을 통과하기 어려워집니다. 이 상태에서 충전하면 음극의 전위가 더 낮아져, 이전보다 낮은 충전 전류에서도 리튬 도금이 발생할 수 있죠.
또 음극 활물질이 줄어들면 리튬 도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활물질은 리튬을 저장하는 역할을 해 그 양이 줄면 음극의 저장 용량도 감소하는데요. 충전 과정에서 음극의 저장 용량을 초과하는 리튬이 유입되면, 일부는 내부에 저장되는 대신 표면에 금속 리튬으로 쌓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리튬 도금의 발생 가능성을 살펴볼 때는 충전 온도와 전류뿐 아니라 음극의 표면 상태와 저장 용량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리튬 도금이 발생하면 배터리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나요?
리튬 도금이 배터리에 미치는 영향은 음극 표면에 쌓인 리튬이 다시 충·방전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음극 표면에 쌓인 리튬이 다시 리튬이온으로 바뀌면 용량과 성능의 저하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반응 등으로 충·방전에 더 이상 쓰이지 못하면 용량이 감소하고 수명이 짧아질 수 있는데요. 또한 금속 리튬의 성장 형태에 따라 배터리 안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죠. 리튬 도금으로 나타날 수 있는 주요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배터리 용량 감소: 음극 표면에 쌓인 금속 리튬의 일부는 전자가 오가는 경로가 끊어져 충·방전 반응에 더 이상 참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를 ‘비활성 리튬(Dead Lithium)’이라고 하는데요. 충·방전에 활용할 수 있는 리튬이 줄어들면서 배터리 용량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
- 성능 저하와 수명 감소: 음극 표면에 쌓인 금속 리튬이 전해질과 반응하면 SEI가 추가로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충·방전에 사용할 수 있는 리튬과 전해질이 소모되고, 배터리 내부 저항도 커질 수 있는데요. 변화가 누적되면 성능이 저하되고 수명이 짧아질 수 있습니다.
- 내부 단락 위험 증가: 음극 표면에 쌓인 금속 리튬이 나뭇가지처럼 뻗는 ‘덴드라이트(Dendrite)’ 형태로 성장하면 내부 단락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모든 리튬 도금이 내부 단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성장 형태와 정도에 따라 위험이 달라집니다.
핵심 Q&A
Q. 리튬 도금(Lithium Plating)이란 무엇인가요?
리튬 도금은 충전 중 리튬이온이 전자를 받아 음극 쪽 표면에 금속 리튬으로 쌓이는 현상입니다. 흑연이나 실리콘 등을 음극 소재로 사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에서는 내부에 저장되어야 할 리튬이 표면에 쌓이는 현상이며, 무음극전지에서는 충전 시 리튬을 저장하는 원리로 활용됩니다.
Q. 리튬 도금은 어떤 조건에서 발생하기 쉬운가요?
높은 전류를 사용하는 급속충전, 낮은 배터리 온도, 높은 SoC, 에너지 저장이 어려운 음극의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리튬 도금이 발생하면 반드시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나요?
음극 표면에 쌓인 리튬이 다시 리튬이온으로 바뀌어 충·방전에 쓰이면, 용량과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수 있습니다. 다만 부반응 등으로 다시 쓰이지 못하는 리튬이 늘어나면 용량과 수명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Q. 급속충전을 자주 하면 배터리 수명에 영향이 있나요?
리튬 도금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에서 급속충전을 반복하면 배터리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급속충전을 자주 이용한다고 반드시 리튬 도금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배터리 온도와 충전 상태, 설계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용 빈도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리튬 도금의 개념과 발생 원리, 배터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습니다.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면, 급속충전 자체가 곧바로 배터리 수명을 줄이는 것은 아닙니다. 낮은 온도나 높은 SoC처럼 리튬 도금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이 겹칠 때 영향이 커질 수 있는 것이죠.
리튬 도금은 일반적인 리튬이온배터리에서는 성능과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무음극전지에서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과정에 활용됩니다. 같은 현상이라도 배터리의 종류와 발생 조건, 음극 표면에 쌓인 리튬이 다시 충·방전에 쓰일 수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죠.
앞으로도 배터리 용어사전을 통해 배터리 기술과 원리를 알기 쉽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전위: 단위 전하에 대한 전기적 위치 에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