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는 수명을 다해도 내부에 금속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리튬과 니켈, 코발트처럼 배터리 제조에 꼭 필요한 원자재들이죠.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사용이 끝난 폐배터리가 폐기물이 아니라 새로운 자원으로 여겨지는 이유인데요.* 그렇다면 폐배터리에서 어떤 금속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고, 그 과정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이번 시간에는 폐배터리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금속을 회수할 수 있으며, 추출하는 과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배터리에 대한 궁금증 – 폐배터리는 어떻게 재사용·재활용 되나요? 보러가기

Q.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면 어떤 금속을 추출할 수 있나요?
폐배터리에서는 리튬(Li)과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철(Fe), 구리(Cu), 알루미늄(Al) 등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터리의 종류와 재활용 공정에 따라 실제로 회수되는 금속의 종류와 양은 달라집니다.

이 금속들은 배터리의 서로 다른 부분에 들어 있습니다. 화학 조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양극재에는 주로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철, 알루미늄이 사용됩니다. 전극에서 전류를 모으는 집전체에는 구리와 알루미늄이, 외장재에는 알루미늄과 철 등이 활용되죠. 폐배터리를 해체하고 분쇄한 뒤 각 소재의 특성에 맞는 공정을 적용하면, 다양한 금속을 분리∙회수할 수 있습니다.
| 배터리 구성요소 | 주로 포함된 금속 |
|---|---|
| 양극재 |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철, 알루미늄 등 |
| 집전체 | 구리, 알루미늄 |
| 외장재 | 알루미늄, 철 |
주목할만한 점은 회수 대상 금속의 성격입니다.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구리 등은 미국 지질조사국(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 USGS)이 지정한 60종의 핵심광물에 포함됩니다. 핵심광물은 공급이 끊길 가능성이 있고, 그 경우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광물을 뜻하는데요. 다시 말해 폐배터리에는 새로 확보하기 가장 까다로운 자원들이 모여 있는 셈입니다. 재활용이 폐기물 처리가 아니라 소재 확보 전략으로 다뤄지는 이유죠.
Q. 폐배터리에서 금속은 어떻게 회수하나요?
폐배터리 재활용은 일반적으로 다섯 단계를 거칩니다. 폐배터리 수거 및 분류/평가 → 안전조치 및 파쇄 → 블랙매스 및 기타 소재 분리 → 금속 회수 → 가공 및 재활용 순서인데요. 다만 배터리의 종류와 상태, 재활용업체가 사용하는 기술에 따라 세부 공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STEP 1. 폐배터리 수거 및 분류/평가
수거한 폐배터리는 종류와 화학 조성, 크기, 상태에 따라 분류합니다. 전기차용 대형 배터리 팩은 운송과 처리를 위해 모듈이나 셀 단위로 해체하기도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수리하거나 다른 용도로 다시 쓸 수 있는 배터리는 재사용으로, 그렇지 않은 배터리는 재활용 공정을 진행하게 됩니다.
STEP 2. 안전조치 및 파쇄
재활용 대상 배터리에는 먼저 안전조치를 취합니다. 남아 있는 전기를 방전하거나, 파쇄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별도의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죠. 이후 장비의 처리 용량에 맞춰 배터리 일부 또는 전체를 파쇄합니다.
STEP 3. 블랙매스와 기타 소재 분리
배터리를 파쇄하면 여러 종류의 소재가 나옵니다. 블랙매스(Black Mass)를 비롯해 동박(Copper Foil), 알루미늄박(Aluminium Foil), 분리막, 기타 플라스틱, 강철 캔, 전해액 등이 분리되는데요.
이 가운데 핵심은 블랙매스입니다. 블랙매스는 배터리를 파쇄하여 나온 검은 분말로, 주로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 등의 유가금속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블랙매스에 포함된 금속은 추가적인 처리 과정을 거쳐 새로운 배터리 소재의 원료로 활용되는데요. 다만 파쇄한 배터리의 종류와 파쇄 방식에 따라 블랙매스의 구성과 내부에 남은 액체의 양도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블랙매스는 금속 회수 시설로 보내지고, 그 외 동박과 알루미늄박, 강철 캔 등 다른 소재도 각각 별도의 재활용 공정을 거칩니다.
STEP 4. 건식제련 또는 습식제련을 통한 금속 회수
현재 블랙매스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주요 방법은 건식제련(Pyrometallurgy)과 습식제련(Hydrometallurgy)이 있습니다.
건식제련(Pyrometallurgy): 건식제련은 블랙매스를 높은 온도로 가열해 금속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특수한 경우에는 파쇄 없이 폐배터리를 건식제련 공정에 바로 투입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폐배터리나 블랙매스를 약 800~1,200°C로 가열하며, 코발트와 니켈, 구리, 철 등을 혼합 합금 형태로 얻습니다.
습식제련(Hydrometallurgy): 습식제련은 황산이나 염산, 질산 등의 무기산을 이용해 블랙매스에 포함된 물질을 녹인 뒤, 금속을 분리·정제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코발트와 니켈, 망간 등을 추출할 수 있으며, 리튬은 수용성 염 형태로 용액에 남습니다. 이후 여러 단계의 분리·정제 과정을 거쳐 용액에 섞여 있는 금속을 종류별로 나누고, 불순물을 제거해 높은 순도로 회수합니다.
STEP 5. 가공 및 배터리 소재로 재활용
건식제련이나 습식제련으로 회수한 금속은 새로운 배터리에 사용하기 전에 추가로 가공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광산에서 새로 채굴한 금속을 배터리 소재로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거나 같습니다.
폐배터리 재활용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폐배터리 재활용은 원료 공급과 환경, 제도 구축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가집니다.

1) 배터리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회수하면 새로 생산해 공급해야 하는 광물의 양을 줄이고, 배터리 원료 공급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광물 공급망은 일부 국가에 집중되어 있어 수급이 불안정해지기 쉬운데, 재활용은 이를 보완하는 또 하나의 조달 경로가 되는 것이죠. 특히 청정에너지 기술이 폭넓게 보급된 지역에서는 재활용 규모가 확대되면서 규모의 경제가 형성될 수 있어, 재활용이 원료 공급 안정에 더욱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2) 배터리 소재 생산 과정의 환경 영향 감소: 소재 재활용을 통해 새로 채굴해야 하는 광물의 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광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사회적 부담도 낮출 수 있습니다. 환경적 이점은 온실가스 배출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에 따르면 재활용한 니켈과 코발트, 리튬 등 에너지 전환 광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채굴을 통해 생산한 1차 원료보다 평균 약 80% 적습니다.1
3) 배터리 자원순환 체계 구축: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사용이 끝난 배터리에서 소재를 회수해 다시 생산에 활용하는 자원순환 체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자원순환을 확대하기 위해 배터리 재활용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인데요.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의 배터리 규정은 폐배터리에서 리튬과 코발트, 구리, 니켈 등을 일정 비율 이상 회수하도록 하고 전기차용, 산업용 배터리 등에 일정 수준 이상의 재활용 원료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Q.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전망은 어떻게 되나요?
폐배터리 재활용의 가치가 뚜렷해지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전망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재활용 배터리 금속의 시장 가치는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약 11배 증가했습니다.2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s)는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를 2025년 약 58억 달러로 추산했습니다. 이어 2026년 69억 달러에서 2035년 약 375억 달러로 확대되며, 이 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은 20.6%로 전망했습니다.3
시장 확대와 함께 재활용 원료의 구성도 달라질 전망입니다. 현재 배터리 재활용 원료의 대부분은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불량품과 자투리 소재인 ‘스크랩(Scrap)’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30년에도 제조 스크랩이 재활용 가능한 원료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겠지만, 2035년부터는 수명을 다한 전기차·에너지저장용 배터리가 가장 큰 원료 공급원이 되고, 2050년에는 재활용에 활용할 수 있는 배터리 원료의 90% 이상이 폐배터리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4
핵심 요약
● 폐배터리에서는 배터리의 종류와 재활용 공정에 따라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철, 구리, 알루미늄 등의 금속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 폐배터리 재활용은 일반적으로 수거 및 분류·평가, 안전조치 및 파쇄, 블랙매스와 기타 소재 분리, 금속 회수, 배터리 소재로의 가공 순으로 진행됩니다.
● 폐배터리를 파쇄해 얻은 블랙매스에는 주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블랙매스에 포함된 금속은 높은 온도를 이용하는 건식제련이나 산성 용액을 이용하는 습식제련을 거쳐 분리·정제되며, 추가 가공 후 새로운 배터리 소재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폐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 원료 공급망을 보완하고 신규 광물 채굴과 정제에 따른 환경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강화되는 폐배터리 회수 및 재활용 원료 사용 규제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금까지 폐배터리에서 회수할 수 있는 금속과 재활용 공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수명을 다한 배터리에서 나온 리튬과 니켈, 코발트는 정제와 가공을 거쳐 다시 새로운 배터리의 소재가 됩니다. 앞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과 시장이 어떻게 발전하고, 배터리 산업의 자원 순환 체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봐 주세요.
- International Energy Agency. (2025). Global Critical Minerals Outlook 2025. ↩︎
- International Energy Agency. (2025). Recycling of Critical Minerals Strategies to scale up recycling and urban mining. ↩︎
- Global Market Insights. (2026). Lithium-Ion Battery Recycling Market Size & Share 2026-2035. ↩︎
- International Energy Agency. (2025). Recycling of Critical Minerals Strategies to scale up recycling and urban minin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