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배터리 안전 기술도 더욱 진보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팩(Pack)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 더 많은 셀(Cell)이 한정된 공간에 배치되어, 팩 내부의 열이 빠르게 축적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 바로 ‘TP(Thermal Propagation, 열전파) 방지 기술’입니다. 이번 용어사전에서는 TP(Thermal Propagation) 방지 기술에 대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TP(Thermal Propagation) 현상은 어떻게 발생할까?
‘TP(Thermal Propagation)’는 말 그대로 열이 인접 셀로 퍼지는 현상인 열전파를 의미합니다. 이 TP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TR(Thermal Runaway, 열폭주) 현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TR 현상은 배터리 셀의 온도가 약 130°C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셀 내부에서 발열(Exothermic) 화학반응이 일어나고, 이 반응이 추가적인 열을 만들어내며 온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축적된 열은 연쇄적인 반응을 유발할 수 있고, 인접한 셀로 열이 전달되면서 TP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생깁니다.
TP 방지 기술의 종류는?
TR 현상은 매우 드물지만, 한 번 발생하면 배터리의 안전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배터리는 단계별로 방어체계를 갖추도록 설계되어 있는데요. 1차 방어선에서는 TR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예측 및 예방하는 기술이 적용되고, 2차 방어선에서는 이미 발생한 열이 퍼지지 않도록 막는 TP 방지 기술(Thermal Propagation Prevention)이 적용됩니다.

TP 방지 기술은 열이 다른 셀로 확산되지 않도록 구조적·소재적으로 설계된 안전 기술로, 목적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구현되는데요.
첫 번째로, 이상 셀에서 발생한 열 자체가 인접 셀로 전달되지 않게 하는 목적으로 적용되는 기술이 있습니다. 그 중 셀 사이에 세라믹이나 실리콘 패드 같은 열 차단재를 넣는 방식은 셀 간 열전도를 줄여, 열이 전달되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적용됩니다. 셀 사이 간격을 조금 더 확보해 공기층을 형성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이는 복사열이 퍼지는 속도를 완화시킵니다. 아울러 상변화 물질(PCM, Phase Change Material)1을 적용하면, 열을 받으며 녹는 과정에서 열을 흡수해 배터리의 온도 상승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공기 흐름을 활용한 냉각 시스템으로 내부 열을 분산시키는 방법 등 다양한 기술들이 함께 사용됩니다.
다음으로는 TR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이 다른 셀로 전달되지 않게 막는 기술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배기 통로(Venting Channel)를 만들어 가스나 입자를 빠르게 외부로 배출하고, 난연성 첨가제를 전해질에 혼합해 열 반응의 확산을 억제합니다. 또한 셀을 구역 단위로 나누는 구조(Cell Clustering)를 적용해, 열이 한 구역에서 다른 구역으로 번지는 것을 물리적으로 차단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TP방지 기술은?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안전 기술 연구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TP방지 분야에서는, TP를 사전에 감지하고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진단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는데요. 먼저 리튬 석출(Lithium Plating) 진단 기술은 TP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리튬 석출을 조기에 감지하는 기술입니다. 전류(Pulse) 신호와 전기 신호 분석법인 임피던스(EIS, Electrochemical Impedance Spectroscopy) 분석을 통해 셀 내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세밀하게 파악합니다.
EIS(Electrochemical Impedance Spectroscopy) 기술은 셀의 임피던스 변화를 활용해 온도를 예측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탐지합니다. 이 기능은 BMIC(Battery Management IC)에 통합되어 실시간으로 셀 상태를 모니터링합니다.
마지막으로 센싱 기술은 기체 및 압력 센서를 통해 셀 내부 반응을 직접 감지하여 안전성을 높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TP 방지 기술은 단순한 열 확산 차단을 넘어, 이상 징후를 미리 감지하고 예방하는 ‘선제적 안전 기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다음 배터리 용어사전에서도 다양한 배터리 기술을 더욱 쉽고 흥미롭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상변화 물질(Phase Change Materials, PCM) : 고체 → 액체, 액체 → 기체 또는 그 반대의 상변화 과정에서 온도가 거의 일정한 상태로 유지되면서, 많은 양의 잠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할 수 있는 물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