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는 충·방전 과정에서 전하가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하며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해질 분해와 같은 부반응이 일어나면 일부 전하가 손실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충전 시 주입된 전하 대비 방전 시 실제로 회수할 수 있는 전하의 비율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죠. 이 비율이 바로 배터리의 효율과 수명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 ‘쿨롱 효율(Coulombic Efficiency, CE)’입니다. 특히, 리튬이온배터리는 배터리 종류 중에서도 쿨롱 효율이 높아,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쿨롱 효율의 개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쿨롱 효율(Coulombic Efficiency)이란?
쿨롱 효율(Coulombic Efficiency, CE)은 배터리가 충·방전 사이클 동안 얼마나 많은 전하를 손실 없이 효율적으로 보전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페러데이 효율(Faradaic Efficiency) 또는 전류 효율(Current Efficiency)이라고도 합니다.

예를 들어, 100mL의 물이 담긴 물병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물을 다른 빈 병에 모두 옮겼다가 다시 원래의 병에 붓는 과정을 한번 반복합니다. 이 과정에서 몇 방울이 흘러 처음 양의 100mL 중 99mL만 남았다면, 이는 처음 물의 99%가 그대로 보존된 것과 같죠. 이 99%의 비율이 바로 쿨롱 효율과 같은 개념입니다.
이 비유에서 물은 배터리의 ‘전하’를, 물을 옮기는 과정은 전하가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충전과 방전이 일어나는 과정(사이클)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흘러내린 1mL의 물은 부반응으로 인해 손실된 전하량에 해당합니다.
다시 말해, 쿨롱 효율(CE)이란 한 번의 충·방전 사이클 동안 주입된 전하(충전량) 중 다시 회수할 수 있는 전하(방전량)의 비율을 의미하며, 이는 배터리의 전하 보존 성능, 즉 충·방전 과정이 얼마나 가역적(reversible)1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쿨롱 효율은 위 수식으로 계산할 수 있는데요. 방전된 총용량(mAh 또는 Ah)을 충전된 총용량(mAh 또는 Ah)으로 나눈 뒤, 그 비율을 백분율로 나타낸 값입니다. 예를 들어, 충전 시 용량이 100mAh이고 방전 시 용량이 80mAh라면, 쿨롱 효율 값은 (80÷100)x100 = 80%입니다. 이는 배터리에 100mAh를 충전했을 때, 실제 사용 가능한 용량이 80mAh임을 의미합니다.
한 사이클에서 충전한 전하만큼 그대로 방전 시 회수했다면, 쿨롱 효율은 100%(CE = 1)입니다. 이는 이론적으로 배터리 내부에 부반응이 전혀 없을 때 가능한 값으로, 배터리가 영구히 작동할 수 있음을 의미하죠. 그러나 실제로는 방전 시 회수되는 전하는 충전 시 주입된 전하보다 적습니다. 이는 배터리가 보관 및 사용되는 동안 리튬 손실, 전해질 분해, 계면 반응, 전극 구조 변화 등 필연적인 전기화학 반응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배터리 사용이 거듭될수록(충·방전 사이클이 반복될수록) 효율은 낮아지고 배터리 수명도 감소하게 됩니다. 따라서, 쿨롱 효율은 배터리의 사이클 수명과 성능의 최대 한계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가 됩니다.
연관어로, ‘ICE(ICE – Initial Coulombic Efficiency)’는 배터리 첫 번째 충·방전 사이클에서의 쿨롱 효율로 초기 활성화 과정에서 부반응으로 손실되는 전하량을 나타냅니다. ICE가 높을수록 초기 효율이 우수하고, 장기적 성능 저하를 줄이는데 유리합니다.
또한, ‘에너지 효율(Energy Efficiency)’은 쿨롱 효율과 달리, 내부 저항과 전압 손실까지 고려하여 실제 사용 가능한 에너지 비율을 나타냅니다. 전하량만 고려한 쿨롱 효율과 달리, 투입 에너지 대비 회수 가능한 출력 에너지를 와트시(Wh) 단위로 측정해 평가합니다. 이처럼 두 지표를 함께 이해하면 배터리의 전하 보존 능력과 실제 에너지 활용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에서 쿨롱 효율의 중요성
쿨롱 효율은 배터리의 장기 수명을 비롯해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 운영 비용, 시스템 관리 정확성까지 예측 및 평가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 배터리 수명 예측: 쿨롱 효율이 높으면 충·방전 과정에서 부반응에 의한 손실이 적으며, 배터리 수명이 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안정적 운용: 내부 부반응이 적어 쿨롱 효율이 높다는 것은 곧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 비용 효율: 쿨롱 효율이 높으면 배터리 수명이 길고, 유지 및 운용 비용이 절감됩니다. 반대로, 쿨롱 효율이 낮으면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고, 교체 주기가 짧아져 유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 정확한 관리: BMS(Battery Management System)에서 쿨롱 효율 지표를 정확히 측정하면, SoC(State of Charge) 예측과 제어를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으며, 과충전과 과방전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쿨롱 효율을 측정하는 정전류 및 정전압 충·방전 테스트

쿨롱 효율은 정전류(Constant Current, CC) 및 정전압(Constant Voltage, CV) 충·방전 시험 테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 시험에서는 전압, 전류, 시간, 용량(전류x시간, mAh 또는 Ah)을 측정하며, 이 데이터를 활용해 쿨롱 효율을 정량적으로 평가합니다.
먼저 정전류(Constant Current, CC) 충·방전 시험은 전류의 세기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배터리를 충·방전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내부 반응 특성과 성능을 평가할 때 가장 널리 사용됩니다. 일정한 전류(I)를 흘려 충전하다가 전압이 미리 설정한 한계치(차단전압)에 도달하면 충전을 멈추고, 이후 전류 방향을 반대로 바꿔(-I) 방전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여 배터리의 사이클 특성과 효율을 평가합니다.
정전압(Constant Voltage, CV) 충·방전 시험은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배터리를 충·방전하는 방식입니다. 전압을 걸면 초기에는 전류가 크게 흐르다가 점차 감소해 0에 가까워지는데, 이는 배터리 내부 전하 이동이 줄어들며 안정화됨을 보여줍니다. 이후 일정 시간 휴지 후, 전류 방향을 반대로 바꿔 방전 과정을 진행합니다.
배터리의 수명과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핵심 지표인 쿨롱 효율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쿨롱 효율 개념을 이해하면 배터리 수명이 점차 감소하는 원리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이는 배터리의 작동 원리 및 관련 개념들을 보다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음 시간에도 더욱 흥미롭고 유익한 배터리 기본 개념과 용어를 소개하겠습니다.
- 가역적(reversible): 물질의 상태가 한번 바뀐 다음에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것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