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자동차 전지의 안전도 진단할 수 있을까?

지난 3월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연구개발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LG Tech Conference’가 열렸습니다. 이날 LG는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블록체인, 스마트 팩토리 등 총 26개 기술 분야의 테크 세션을 마련하고, 참석자들에 LG의 우수 기술 사례를 소개했는데요. Chat GPT, 스테이블 디퓨전, 달리 등의 등장으로 AI의 성장이 크게 두드러진 요즘, 연구개발 우수 인재의 시선을 끈 세션이 있습니다. 특화 세션에서 AI를 통한 자동차 전지 안전진단 기술을 개발한 진단알고리즘개발팀 최지순 님의 발표를 들여다보겠습니다.

AI 의료 진단은 전문의 판독을 능가할까?

AI는 이미 일부 전문의 의료 진단 판독을 능가합니다. 고관절 X-ray 사진 2,364개를 대상으로 골절 유무 진단을 맡겼을 때 전문의 정확도는 77.5%인 반면, AI는 92%로 나타났습니다. 전문의 진단 방식은 교차 진단 방식입니다. 1차 전문의가 판단하지 못한 사진을 2차 전문의에게 전달하고, 2차 전문의가 진단하지 못 한 사진을 다시 3차 전문의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5차까지 진행했습니다.

이에 반해 AI는 간단한 신경망 모델을 통해 더 이른 시간에, 더 높은 성능에 도달했습니다. 노인의 경우 고관절 골절은 48시간 내에 골절 유무를 진단하여 수술을 집도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의료 산업에서 AI가 수행하는 역할은 점점 중요해질 것입니다.

AI 전지 안전진단도 전문가를 능가할 수 있을까?

마치 의사가 CT 사진을 보는 것처럼, LG에너지솔루션의 전문가도 모니터에 찍힌 배터리 신호를 보고 특징점을 찾아 관측되는 불량을 패턴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선 사례처럼 전지의 안전진단도 AI가 전문가의 정확도를 능가할 수 있을까요? 약 3,000개의 전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불량을 진단한 결과, 전문가의 정확도는 81%, AI의 정확도는 71%로, 한정된 데이터로는 전문가 진단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데이터의 수량을 8000개로 늘렸을 때, 그리고 더 복잡한 주행 패턴을 인가했을 때 AI 기술 적용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지는 다양한 전기화학 혹은 기계적 요인으로 불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밀 진단을 수행할 경우 전지를 구성하는 세부 재료의 불량 유형이나 퇴화도를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전 방식은 주로 사람의 눈이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분석이 진행됐다면, AI는 이미지로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는 것처럼 특별한 전처리 없이, 일반적인 raw data를 가지고도 판단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모든 픽셀 이미지가 판단 정보를 제공하지만, AI가 고양이의 눈이나 코처럼 특징이 있는 주요 영역에 한정하여 개체를 구분하는 것처럼, 전지도 특정 영역의 데이터를 특정 소재의 불량과 연관 지어 정상 유무를 유추할 수 있는 것이죠.

전지의 성능 또한 AI 기술을 적용해 볼 수 있는데요. 용량, 출력, 열, 안전성, 그리고 급속 충전 등이 전지의 성능을 정의할 수 있는 기준들입니다. 기존에는 인간이 개발한 특정 유형의 실험을 바탕으로 전지의 성능을 측정했습니다. 하지만 AI는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사한 작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LGES는 내부적인 연구는 물론, 다양한 대학과도 활발한 협업을 통해 전문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버드와는 올해가 3년차 연구에 해당하는데요. 배터리의 충·방전 퇴화 데이터를 이미지로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카이스트와 2D CNN 모델을 개발하여 배터리 용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지점을 더 이른 시점에,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네트워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전지 안전진단은 어떤 과정을 거칠까?

자동차 전지 안전진단은 다섯 가지 과정으로 이뤄집니다. 먼저, 실험을 통해 인풋 데이터를 생성합니다. 인풋 데이터는 일반적인 사이클 테스트와 표준 조건에서 수행하는 정밀 실험을 포함합니다. 사이클 테스트가 끝난 후엔 아웃풋을 얻기 위한 레이블링 과정을 거칩니다. 셀을 분해, 분석해서 다양한 불량 유형을 관측하고, 특정 관측과 특정 분량을 매칭하는 작업을 수행합니다.

다음은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를 도출하는데, 지표의 추출, 그리고 모델의 학습이 이 과정에 해당합니다. 머신러닝은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통계적인 지표와 DX 지표를 확인하여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학습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상용화될 수 있도록, 반복된 작업을 자동화하고 표준화된 형태로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수 있는 MLOPS (머신러닝에 적합한 프로세스) 시스템도 병행 개발하여 모델이 필드에 적용할 수 형태도 갖추었습니다.

앞서 약 3,000개의 전지 데이터, 그리고 단순 주행 패턴을 인가했을 때는 AI가 전문가의 판독 능력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데이터를 8,000개로 확대하고, 조금 더 복잡한 패턴을 인가했을 때 AI는 78%의 진단율을 보이는 반면 전문가는 52%에 불과하여, AI가 더 높은 성능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AI가 어떻게, 왜 그렇게 진단했는지 파악하는 것은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 과정은 알파고의 기보를 인간이 이해하는 것만큼 어려운 과정이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재 AI는 ①집중해서 분석해야 할 전압의 데이터 범위를 정의해주고, ②한 영역보다는 여러 전압 영역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높은 수준의 진단 성능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클라우드로 확장하는 AI 진단기술

AI 기술을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전진단의 적용 범위를 클라우드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안전진단은 차량의 BMS(Battery Management System)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이 칩은 AI를 담기에 너무 작습니다. 연산량과 메모리의 한계 때문이죠. 이에 클라우드 BMS가 고려되는 것입니다. 또한 클라우드 BMS가 적용되면, 고객이 서비스센터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조치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아울러 LGES는, 서비스센터의 고정밀 측정기에 진단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것 또한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AI와 클라우드BMS, 서비스 센터에서의 즉각적 업데이트까지. 이 세 가지 영역에서의 기술을 확보한다면 경쟁 배터리 제조사보다 경쟁 우위 기술을 확보해 사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기술을 만들기 위해

마지막으로, 이 연구를 하면서 ‘안전진단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회사와 산업의 중요한 기술을 넘어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이 독창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기술입니다.

BMS는 전기자동차에서 ‘안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과거 이 ‘안전’의 의미는 ‘Protection(보호)’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Safe Operating Zone을 벗어나지 않도록 소프트웨어로 제한하는 것, 그리고 이러한 기능을 하는 하드웨어적 제어장치를 개발하는 것이 주요 임무였습니다.

하지만 이 Safe Operating Zone에서도 사고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LG에너지솔루션이 정의하는 BMS의 안전은 ‘Detection(발견)’입니다. 현재의 불량을 잘 진단할 수 있는 Diagnosis(진단), 그리고 미래의 불량을 예측할 수 있는 Prognosis(예측)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를 수행하는 AI 기술, 그리고 안전성 모두 고난이도의 기술들이며,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가치 있는 기술로 그려가는 혁신적인 미래. 우수한 연구개발 인재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배터리인사이드의 서비스와 콘텐츠에
얼마나 만족하시나요?

How satisfied are you with Battery Inside's
services and contents?

사이트 개선이 필요 할 사항을 적어 주세요

What could we do to improve your experience?

이미 설문에 참여해주셨습니다.

You have already participated in the survey

LG에너지솔루션
SNS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