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주할 차세대 전지

전 세계가 화석 연료 중심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대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혁신기술이 개발되고 있죠.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시대적 사명을 동력으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된 <Beyond Li-Ion Battery: The Better, The Safer> 강의 세션 역시 차세대 전지에 관심이 많은 이공계 석박사 과정 R&D 인재의 발길이 이어졌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이 꿈꾸는 차세대 전지는 어떤 모습일까요? 차세대전지개발센터 리튬황전지2PJT팀 한승훈 님의 발표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차세대 전지

차세대 전지란 무엇일까요? ‘현재는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미래에 사용하고 싶은 전지’. 이렇게 정의하면 가장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여기에 감성적인 부분을 좀 곁들이면 ‘그 시대를 충분히 풍미할 수 있는 전지’로 표현할 수 있죠. 지금 리튬이온전지는 현 시대를 충분히 풍미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차세대 전지라면 이 리튬이온전지를 상당 부분 또는, 대부분 대체할 수 있는 전지여야 하겠죠.

저는 어린 시절, 미니카를 자주 가지고 놀았습니다. 당시에는 소위 니카드 전지라고 부르는 니켈 카드뮴(Ni-Cd) 전지를 가장 많이 사용했죠. 미니카를 좋아하는 한 꼬마가 원했던 배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요? 첫 번째, 자주 사지 않아도 되도록 더 오래 사용하고 싶다. 두 번째, 미니카 승패는 모터와 배터리 출력이 결정하니까 출력이 좋았으면 좋겠다. 세 번째, 화재나 폭발이 없도록 안전했으면 좋겠다. 네 번째, 어린아이도 살 수 있도록 가격이 비싸지 않으면 좋겠다.

종합하면, 제가 원하는 전지의 조건은 이렇습니다.

첫째, 더 많은 에너지(Wh/kg, Wh/L).​ 둘째, 더 높은 출력(kW/kg, kW/L)​ 셋째, 더 높은 안전성(No Fire)​ 넷째, 더 낮은 가격($/kWh)​. 그럼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차세대 전지 후보군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먼저,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전고체 전지가 있고요, 리튬 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는 리튬황전지와 리튬금속전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에너지원으로 기체를 사용하는 리튬공기전지도 후보군에 넣을 수 있죠.

‘우리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영화 <인터스텔라> 포스터 문구인데요, 차세대 전지를 연구하는 제가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이기도 해요. 차세대 전지는 현재 사용하지 않고,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차세대’라는 단어가 붙어요.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 방법을 찾을 거고, 찾더라도 내가 꼭 찾을 거라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리튬이온전지의 태초 시절로

미래를 논하기 전에, 먼저 과거로 가보겠습니다. 리튬이온전지 상업화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세 분의 교수님을 아시나요? 존 구디너프, 스탠리 휘팅엄, 요시노 아키라 교수님입니다. 존 구디너프 교수님은 양극재, 요시노 아키라 교수님은 음극재 관련 연구로 다들 잘 알고 계실 텐데, 스탠리 휘팅엄 교수님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잘 모르시는 분이 많을 거예요. 그래서 이 분의 과거로 돌아가 보려고 합니다.

리튬이온전지의 태초 시절인 1970년대로 돌아가겠습니다. 스탠리 휘팅엄 교수님은 리튬이차전지의 원형을 보여줬습니다. 당시 사용했던 음극재는 현재 주로 사용되는 흑연이 아니라, 물에 넣으면 폭발할 수 있는 리튬금속이었어요. 양극의 경우에는 현재와 유사한데,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왜 이런 모습의 2차 전지는 우리가 지금 사용할 수 없는 걸까요? 휘스커 혹은, 덴드라이트라고 하는 뾰족한 수상돌기가 분리막을 관통해 양극과 음극에 닿는 쇼트 때문입니다.

리튬금속과 쇼트 문제는 우리가 연구하는 차세대 전지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고, 과거에 이미 휘팅엄 교수님이 확인했던 문제이기도 합니다. 바꿔 말하면 리튬이온전지의 원형 모델을 완성하면 우리는 차세대 전지를 완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집(Host) 나가면 고생이다?

그러면 이제 다시 리튬금속전지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집(Host)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은 여기서도 통합니다. 리튬이온전지에서 리튬이온은 Host Material이라는 구조체, 즉 집에 잘 들어가 있습니다. 흑연 음극재를 리튬이온의 아늑한 집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여기만 들어가면 되니까 꽤 안정적인 거죠.

음극재로 리튬 메탈을 사용한 게 리튬금속전지입니다. 흑연이라는 집을 없앤 형태로 볼 수 있죠. 리튬 메탈로 음극재를 대체하면서 리튬이온이 환원하면 리튬금속이 되고, 산화하면 리튬이온으로 나오는 겁니다. 이렇게 1회 충방전하는 과정 중에 리튬 메탈이 리튬이온으로 빠져나오면 더 이상 돌아갈 집이 없는 거고, 충전해서 리튬금속으로 돌아가려고 보니 이제 본인이 스스로 집을 지어야 하는 거죠. 그래서 리튬금속을 리튬이온의 1일 거주지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과거에도 겪었던 쇼트 문제를 이제는 해결했을까요? 네, 많이 개선됐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리튬이온전지의 개발 과정이 리튬금속전지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먼저, 많은 소재와 기술이 생겼습니다.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함으로써 리튬금속을 안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전해질과 전해질 첨가제를 개발한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집(Host)’이 없는 대신 학계에서 집 지을 때 더 잘 지을 수 있도록 리튬금속 보호층을 연구합니다. 다음으로 덴드라이트라는 수상돌기가 분리막을 관통하기 어렵도록 분리막 개발도 활발히 진행됐습니다.

건전지(Dry Cell)로의 회귀​

다음은 전고체 전지 이야기입니다. 영어로는 All Solid State Battery라고 하죠. 즉 전지에 들어있는 모든 소재가 고체인 전지, 건전지(Dry Cell)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콘셉트는 간단합니다. 리튬이온전지의 4대 소재인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 중에 전해질만 고체로 바꾸면 되는데, 이렇게 하려다 보니 분리막이 문제가 됩니다. 고용량 배터리의 분리막은 습식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고체는 적시는 게 안 되니까요. 그래서 분리막도 고체막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도전 과제가 생긴 거죠.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액체보다 고체가 무겁기 때문에 더 많은 에너지, 더 높은 출력을 완성하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음극재를 금속으로 바꾸거나 무음극(Anodeless)으로 만들어, 전고체 전지가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보다 더 높은 에너지, 높은 출력을 가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체 전해질의 이온전도도를 개선하는 부분, 그리고 고체가 잘 퍼지지 않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고체막을 얇고 튼튼하게 만드는 기술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죠.

LG에너지솔루션의 전고체 전지는 어떤 모습일까?

LG에너지솔루션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차세대 전고체 전지의 다섯 가지 요소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음극 활물질이 없는 전지​, ‘No Anode​’를 추구합니다. 두 번째, 당연히 분리막은 없습니다. 고체 전해질 필름으로 정상 동작하도록 ‘No Separator’로​ 만드는 것입니다. 세 번째, 내외부 변형이 일어나더라도 충분히 이동 가능하고, 안전에 문제가 없는 ‘No Short’입니다. 네 번째, 액체가 전혀 없어 배터리 손상 시 누액이 없는 ‘No Liquid​’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직접 불을 가해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 ‘Non Flammable ‘입니다.

다양한 차세대 전지와의 미래

금속은 무거우니 더 가벼운 것을 찾아볼까요? 음극을 금속으로 바꾸면 전지는 무거워집니다. 보통 양극재에는 니켈, 망간, 코발트 금속을 사용하는데 이걸 황이라는 소재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Host Material에서 완전히 탈피할 수 있습니다. 즉, 리튬이온을 저장할 수 있는 물질은 더 이상 없고, 황의 화학적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얻습니다. 리튬황전지의 첫 시작은 1차 전지였습니다. 질산리튬(LiNO3)의 등장으로 1차 웨이브를 거쳐 2차 전지로서 기능할 수 있게 됐고, 이제는 2차, 3차 웨이브를 거쳐 새로운 시장이 오면 최종적으로 리튬황전지가 새롭게 오퍼레이션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우리가 가장 먼저 맞이할 차세대 전지는 무엇일까요? 이는 가장 가벼운 리튬황전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전고체 전지는 고분자의 전고체 전지가 될 것이고요. 리튬금속전지는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가장 높은 전지로써 만날 수 있을 것이고, 마지막으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는 꽤 높은 부피 당 에너지 밀도를 가지면서도 가장 안전한 2차 전지로서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배터리인사이드의 서비스와 콘텐츠에
얼마나 만족하시나요?

How satisfied are you with Battery Inside's
services and contents?

사이트 개선이 필요 할 사항을 적어 주세요

What could we do to improve your experience?

이미 설문에 참여해주셨습니다.

You have already participated in the survey

LG에너지솔루션
SNS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