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는 아직 인류가 밝혀야 할 것이 많은 미지의 영역입니다. 새로운 천체를 탐사하고 우주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임무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구를 벗어나면 극심한 온도 변화와 진공, 방사선 등 전혀 다른 환경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우주선과 탐사 장비가 제 기능을 유지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입니다.
우주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장치 중 하나가 바로 배터리입니다. 그렇다면 우주용 배터리는 지상에서 사용하는 배터리와 무엇이 다를까요? 우주용 배터리에 필요한 기술과 이를 준비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력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주 장비의 전력을 이어주는 배터리
배터리는 우주 장비에 필요한 전력을 저장하고 필요할 때 공급해 안정적인 임무 수행을 돕습니다. 비교적 짧은 임무에서는 배터리에 저장된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지만,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친 장기 우주 임무에서는 필요한 전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주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태양광 발전입니다. 지구 궤도나 달·행성처럼 태양빛이 닿는 환경에서는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를 함께 운용해 전력을 관리하는데요. 태양광 패널은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배터리는 이를 저장해 필요한 시점에 공급합니다. 예를 들어 위성이나 우주선이 발사된 뒤 태양광 패널이 정상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기 전까지 배터리에 저장된 에너지를 활용하고, 이후에도 우주 장비를 가동할 때 순간적인 전력 수요가 커지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합니다.
특히 배터리는 태양광 발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위성이 지구의 그림자에 들어가거나, 달이나 행성의 표면에 태양빛이 닿지 않는 시간에는 태양광 패널로 전력을 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이때 배터리는 태양빛이 있을 때 저장한 에너지를 공급해 우주 장비가 안정적으로 임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합니다.
배터리는 인공위성과 우주선(Spacecraft)은 물론, 착륙선(Lander)과 달·행성 표면을 이동하며 탐사하는 로버(Rover), 우주비행사가 우주선 밖에서 작업하는 선외활동(Extravehicular Activity, EVA)용 우주복까지 다양한 임무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 적용 분야 | 배터리 주요 역할 |
|---|---|
| 인공위성·우주선(Spacecraft) | 탑재 장비와 우주선 시스템 운용에 필요한 전력 공급 |
| 착륙선(Lander) | 달·행성 착륙 및 임무 수행에 필요한 전력 공급 |
| 탐사 로버(Rover) | 달·행성 표면 이동과 탐사에 필요한 전력 공급 |
| EVA용 우주복 | 우주비행사의 선외활동에 필요한 전력 공급 |
우주 산업의 성장과 함께 커지는 배터리 시장
우주 산업의 무대가 지구 궤도에서 달과 심우주까지 넓어지면서, 배터리의 역할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고도 약 200~2,000km의 저궤도 위성(Low Earth Orbit, LEO)의 운용이 늘고 있고, 달과 심우주를 향한 탐사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NASA(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미국 항공우주국)가 주도하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러한 우주 산업의 확대와 함께 우주용 배터리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조사기관 모더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우주용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25년 34억 달러에서 2030년 54억 1,000만 달러에 이르고, 연평균 성장률 9.7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우주용 배터리 시장에서는 리튬이온배터리가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모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4년 우주용 배터리 시장에서는 리튬이온배터리가 73.65%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우주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용돼 온 니켈수소(Ni-H₂)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다양한 우주 임무에 활용되며 운용 경험이 꾸준히 축적돼 왔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우주용 배터리에는 어떤 성능이 요구될까?
같은 리튬이온배터리라도 지상과 우주에서는 배터리가 놓이는 환경이 크게 다릅니다. 로켓 발사 과정에서는 강한 충격과 진동에 노출되고, 우주에 도달한 뒤에는 극심한 온도 변화와 방사선 등 극한 환경을 견뎌야 합니다. 특히 달 표면의 온도는 낮에는 100℃ 이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반면, 밤에는 –150℃ 이하로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지상과 다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만큼, 우주용 배터리에는 그에 맞는 성능이 요구됩니다. 다만 아래 요구 성능들의 우선순위는 배터리가 쓰이는 장비와 임무에 따라 달라집니다.

① 온도 변화 대응
우주 환경에서는 큰 온도 변화 속에서도 배터리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해 온도를 조절하는 상변화물질(PCM)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온에서는 배터리 가열 장치(Thermal Jacket) 등을 이용해 배터리를 적정 온도로 유지하고, 반대로 과도한 열이 발생할 때는 열제어 밸브(Thermal Control Valve)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죠.
하지만 열관리에도 에너지가 필요해, 배터리 온도를 항상 원하는 수준으로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온도가 낮아지면 전해질의 이온 이동이 느려지고 전기화학 반응도 둔화돼,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이 감소할 수 있고, 반대로 높은 온도에서는 전해질 분해와 전극과의 부반응이 촉진돼 배터리의 장기적인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죠. 따라서 우주 환경에서는 열관리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온과 저온에서 안정적으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이 중요합니다.
② 고에너지 밀도
우주 임무에서는 배터리를 포함한 전체 시스템의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에너지 밀도가 높을수록 더 적은 무게와 공간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다른 장비를 더 탑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전체 시스템의 질량과 발사 비용을 절감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제한된 무게와 공간 안에서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해야 하는 우주용 배터리에는 높은 에너지 밀도가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③ 장수명
우주용 배터리는 수년간 반복되는 충·방전과 장기간의 임무에서도 성능을 유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궤도 위성의 경우 지구를 도는 동안 태양빛을 받는 구간과 지구 그림자에 들어가는 구간을 반복하면서 연간 약 5,000회에 달하는 충·방전을 거치는데요. 이렇게 잦은 충·방전이 수년간 이어지는 우주용 어플리케이션에는 긴 사이클 수명을 특징으로 한 배터리가 요구됩니다.
④ 안전성
우주용 배터리는 충격과 진동, 방사선 등 지상과 다른 환경에 노출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안전성이 요구됩니다. 특히 배터리에 사용되는 액체 전해질의 특성이나 외부 충격 등 다양한 요인이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우주 임무 중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셀이 손상되면 열폭주나 배터리 고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외부 충격이나 예상치 못한 상황을 고려한 안전 설계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착륙선에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장수명이 요구되며, 탐사 로버에는 반복적인 충·방전을 견딜 수 있는 긴 사이클 수명이 중요합니다. EVA용 우주복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에너지 밀도와 사이클 수명이 우선시됩니다. 즉, 우주용 배터리는 임무의 목적과 사용 환경에 맞춰 요구 성능을 균형 있게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극저온 항공우주용 배터리 기술에 도전하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우주용 배터리는 큰 온도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극저온 환경에서는 배터리 성능을 유지하기가 더욱 까다로운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이온배터리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극저온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항공우주용 배터리 연구에 나서고 있습니다.

2025년 11월에는 미국 스타트업 사우스8 테크놀로지스(South8 Technologies)와 항공우주용 배터리 셀 연구·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사우스8이 개발한 액화 기체 전해질(Liquefied Gas Electrolyte) 기술에 주목한 결과인데요.
기존 액체 전해질은 영하 20℃ 부근에서부터 작동이 어려워지지만, 액화 기체 전해질은 어는점이 훨씬 낮아 영하 60℃ 이하에서도 성능을 유지합니다. 안전성도 강점입니다. 물리적 충격이나 급격한 온도 변화가 발생하면 전해질이 급격히 기화하며 셀 온도를 낮추고 외부로 빠르게 배출돼, 전지가 작동하지 않는 ‘더미 셀(Dummy Cell)’로 전환되는 구조이죠.
이 협력은 미국 항공우주·방산 기업 KULR 테크놀로지 그룹이 텍사스 우주위원회 지원을 받아 NASA와 함께 추진하는 항공우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극저온 환경에 특화된 셀을 설계하고 성능을 평가·분석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두 회사는 2019년 스타트업 챌린지 프로그램에서 처음 인연을 맺고 2024년 공동 개발 계약을 거쳐 이번 파트너십까지 이어왔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협력을 통해 극한의 저온 환경에서 발생하는 배터리 성능 저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잠재력을 보고 있으며, 축적해 온 셀 설계·평가 기술을 항공우주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주로 향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 경쟁력은?
우주용 배터리에 필요한 기술은 극저온 성능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임무와 환경에 따라 요구되는 성능이 다른 만큼, 다양한 배터리를 설계하고 개발할 수 있는 폭넓은 기술 역량이 필요한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설계 역량, 전해질 기술, 차세대 배터리 연구를 바탕으로 우주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① 다양한 배터리 포트폴리오와 설계 역량
우주 임무는 적용처에 따라 배터리에 요구되는 성능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조건에 맞춰 배터리를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파우치형, 각형 등 다양한 폼팩터는 물론 NCM, NCA, NCMA, LFP와 같은 여러 소재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위한 배터리 기술력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AI를 활용한 배터리 설계 역량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One Day RFx’는 용량과 수명, 급속충전, 원가 등 여러 요구 조건을 만족하는 배터리 설계안을 AI로 도출하는 프로젝트인데요. 설계 AI 툴킷을 고도화해 기존 약 2~4주가 걸리던 설계안 도출 과정을 하루 이내로 단축했습니다.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높은 수준의 설계 역량은 다양한 조건에 맞는 배터리를 개발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 경쟁력을 뒷받침합니다.
② 저온 성능과 열안전성을 높이는 전해질 기술
사우스8과의 협력이 항공우주용 셀을 직접 겨냥한 프로젝트라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와 별도로 저온 성능 자체를 높이는 전해질 기술도 자체적으로 축적하고 있습니다. 2025년 10월, LG에너지솔루션은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성균관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리튬이온배터리의 저온 성능과 열안전성을 확보한 전해질 기술 개발에 성공했는데요. 이 기술을 적용한 배터리 셀은 -20℃에서 100회 충·방전 후에도 약 87%의 용량을 유지했습니다. 후속 연구에서는 같은 소재를 고용량 실리콘 음극 전지에 적용해 열폭주를 90% 이상 억제했습니다. 저온과 고온 양쪽에서 안전성을 높이는 이러한 전해질 연구는, 우주용 배터리를 포함해 극한 환경 대응 기술 전반의 기반이 됩니다.
③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넓히는 가능성
우주 탐사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제한된 무게와 공간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이 중요해집니다. 전고체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전성과 내구성을 높일 수 있고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잠재력도 있어, 우주용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전고체배터리와 무음극전지를 결합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부반응을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죠. 이 같은 차세대 기술은 향후 우주용 배터리에 요구되는 성능을 구현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핵심 Q&A
Q. 우주에서 배터리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태양광으로 생산한 에너지를 저장하고, 태양빛을 활용하기 어렵거나 순간적으로 많은 전력이 필요할 때 우주 장비에 전력을 공급합니다.
Q. 우주용 배터리는 어디에 사용되나요?
인공위성과 우주선, 착륙선, 탐사 로버는 물론 우주비행사의 선외활동을 위한 EVA용 우주복에도 사용됩니다.
Q. 우주용 배터리에는 어떤 성능이 필요한가요?
큰 온도 변화에 대응하는 성능과 높은 에너지 밀도, 장수명, 안전성이 요구됩니다. 구체적인 성능 조건은 임무의 목적과 사용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우주용 배터리에서 특히 저온에 대응하는 성능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온도가 낮아지면 전해질의 이온 이동과 전기화학 반응이 느려져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LG에너지솔루션은 항공우주용 배터리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고 있나요?
사우스8 테크놀로지스와 함께 –60℃ 이하의 극한 저온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항공우주용 배터리 셀을 공동 개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셀 설계 역량, 저온 대응 기술, 차세대 배터리 연구도 기술적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주에서 배터리가 수행하는 역할과 우주용 배터리에 필요한 성능, 이를 준비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을 살펴봤습니다.
우주는 소재 하나, 기술 하나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극저온을 견디는 전해질부터 다양한 임무에 맞춘 설계 역량, 그리고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배터리 기술까지 함께 갖춰야 하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셀 설계 역량,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우주 분야의 기술 경쟁력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