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의 수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전해질의 안정성입니다. 배터리가 구동되는 동안 전해질은 전극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산화·환원 반응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가스(Gas)가 생성되고, 누적이 되면 배터리 내구성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에서 가장 발 빠르게, 가스 발생의 원인이 되는 용매 구조 자체를 새롭게 설계한 ‘Gas Free 용매’를 개발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전해질1팀 이정민 님을 만나 해당 기술의 개발 배경과 경쟁력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배터리에서 가스는 왜 발생할까?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배터리의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로, 유기용매(Organic Solvent), 리튬염(Lithium Salt), 그리고 소량의 첨가제로 구성됩니다. 전해질은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입니다. 이 때문에 양극과 음극 표면에 직접 닿아 있는 구조를 갖습니다.
배터리가 구동되면 전기화학적 반응에 따라 양극에서는 산화 반응이, 음극에서는 환원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때 전해질은 전극 계면에서 전기화학적 반응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지만, 전위창(Potential Window)1에서는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고전압·고온 환경이 주어지거나, 반응성이 높은 전극 소재가 적용되면 전해질은 전위창을 벗어난 조건에 놓이게 됩니다. 이때 양극, 음극 계면의 산화-환원 반응이 활발해지며, 유기용매는 분해되고 일부는 가스 형태로 전환되죠. 그 결과 양극 계면에서는 이산화탄소(CO₂), 일산화탄소(CO) 등이, 음극 계면에서는 탄화수소류 가스가 주로 발생합니다.
여기에 더해 전해질을 구성하는 리튬염의 반응 역시 가스 발생에 관여합니다.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리튬염 중 육불화인산리튬(LiPF₆)은 미량의 수분과 반응해 HF(불산)를 생성하는데요. 불산은 강한 산성을 띠며 전극 표면과 전해질을 추가로 공격해 분해 반응을 촉진합니다. 때문에 생성된 불산은 유기용매를 2차적으로 공격하면서, 추가적인 전해질 분해 및 가스 발생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전해질 분해가 지속되면 가스 발생이 누적되고, 이는 셀 내부 저항 증가와 팽창으로 이어져 장기 내구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Gas Free 용매란?
전해질 분해와 가스 발생은 배터리가 구동되는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반응으로, 배터리 업계는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오랫동안 논의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이 가스 발생을 저감하는 ‘Gas Free 용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Gas Free 용매는 전해질 부반응 문제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새로운 용매를 의미합니다.
그 동안 배터리 업계에서는 가스를 줄이기 위해 카보네이트(Carbonate) 계열 유기용매와 양극용 첨가제 PS(Propane Sultone, 프로판설톤) 혹은 음극용 첨가제 VC(Vinylene Carbonate, 비닐렌 카보네이트) 등을 활용해 전극 계면을 보호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습니다. 이는 용매 분해를 지연시키고, 부반응을 억제하는 등 효과적인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as Free 용매가 추가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답은 용매와 첨가제의 비율에 있습니다. 첨가제는 전체 전해질 조성에서 0.5~5% 수준에 불과한 반면, 유기용매는 전해질의 약 80%를 차지합니다. 만약 고전압·고온 환경이나 장기 구동 조건에서 첨가제가 점차 소모되면, 결국 다량을 차지하는 용매 분해가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이 생기는데요. 이 때문에 Gas Free 용매와 같은 새로운 용매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해질 구성요소가 궁금하다면? 전지전능한 전지 이야기 – 리튬염과 유기용매 그리고 첨가제 보러가기
구조 자체를 다르게 설계한 LG에너지솔루션의 Gas Free 용매
이러한 흐름에서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용매 구조 자체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Gas Free 용매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기존 카보네이트 구조가 아닌 완전히 다른 새로운 구조의 Gas Free 용매를 개발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Gas Free 용매 연구를 진행 중인 전해질1팀 이정민 님을 모셔, 좀 더 자세한 기술적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Q. LG에너지솔루션의 Gas Free 용매는 무엇인가요?
카보네이트 구조의 용매는 탄산기(Carbonate Group)와 알킬기(Alkyl Group)를 포함한 구조입니다. 이 중 탄산기 부분은 전기화학적으로 분해될 경우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등의 가스로 전환되기 쉬운 특성을 갖고 있고, 알킬기 역시 환원 환경에서 탄화수소류 가스를 생성할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즉 구조적으로 가스를 생성할 수 있는 요소를 이미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Gas-Free 용매는 기존 카보네이트 계열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구조를 새롭게 설계한 것이 특징입니다. 기존 전해질의 염으로 적용하던 LiFSI(Lithium Bis(fluorosulfonyl)imide, 리튬 비스(플루오로설포닐)이미드의 음이온에서 착안해, 안정적이면서 쉽게 분해되지 않는 구조를 구현했죠. 이 구조는 산화안정성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분해 시 내구성이 우수한 SEI(Solid Electrolyte Interphase)* 피막을 형성하도록 설계했습니다.
* 배터리 용어사전 – SEI (Solid Electrolyte Interphase) 보러가기
Q. 기존 구조와 다른 Gas Free 용매를 개발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기존 카보네이트 기반 전해질과 첨가제 조합은 지금까지 상용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배터리 산업에서 에너지 밀도의 중요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고객들의 요구 조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연구 배경으로 작용하였죠.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양극*이 확대 적용되고 있고, 음극 역시 차세대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재 변화는 전극 계면의 반응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며, 전해질의 분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즉, 단순히 전압이 상승하는 문제를 넘어, 적용 소재의 다양화와 고도화로 인해 전해질의 역할과 부담이 확대된 것입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전해질 용매를 보완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전지 환경에서도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용매 구조 자체를 새롭게 설계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 전지전능한 전지 이야기 – 하이니켈 배터리, 니켈을 높여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보러가기
* (인포그래픽#20) 실리콘 음극재_실리콘 산화물 & 실리콘 탄소 복합체 보러가기
Q. Gas Free 용매 연구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그동안은 첨가제를 통해 용매 분해를 제어하는 연구를 많이 진행해 왔고, LG에너지솔루션도 관련 기술과 특허를 축척해왔습니다.
하지만 Gas-Free 용매 개발은 기존 연구와는 출발선이 달랐습니다. 첨가제 연구가 기존의 시스템을 조정하거나 보완하는 방향이라면, 새로운 용매 구조를 연구하는 일은 배터리의 모든 요소를 고려해 다시 설계하는 것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수많은 부반응 변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배터리 내부에서는 산화·환원 반응과 계면 반응이 복합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한 특성을 개선하면 다른 부분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어떤 물성을 우선할지, 어떤 리스크를 감수할지에 대한 판단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죠.
또한 신규 용매는 장기적인 평가가 필수입니다. 단기간 테스트로는 충분한 검증이 어렵기 때문에, 일정 기간 성능을 확인하고 다시 개선하는 과정을 지속해야 했습니다. 연구 진행 도중, 전체 방향성을 처음부터 점검해야 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었기 때문에 끝까지 매진했습니다.
그 결과 1세대 Gas-Free 용매를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고, LG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기술적 성과도 인정받았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Gas Free 용매가 만들어낸 변화와 향후 로드맵

Gas Free 용매 구조 설계 단계에서부터 기존과 다른 접근을 선택한 LG에너지솔루션. 그렇다면 이를 실제 배터리에 적용했을 때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요? 그리고 Gas Free 용매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이 그리는 미래는 무엇일까요?
Q. Gas Free 용매를 적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Gas Free 용매의 가장 큰 효과는 가스 발생 저감을 통해 장기 배터리 내구성을 향상시켰다는 점입니다. 연구 결과, 현재 1세대 Gas Free 용매를 적용했을 때 배터리 내부 저항 증가율이 약 53% 개선되었으며, 가스 발생량 역시 함께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안정성은 고온 조건에서도 이어졌습니다. 급속 충전 시 허용 가능한 전지 구동 온도 범위를 기존 약 58℃ 수준에서 68℃까지 확대할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8분 내 충전이 가능한 고성능 전해질 구현 가능성도 확인했습니다.
전해질 조성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Gas Free 용매 적용 시 기존 8종의 첨가제를 5종으로 간소화할 수 있었고, 전해질 잔존율 향상에 따라 주액량을 약 4.2% 저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결과를 잘 발전시키면, 추가적인 재료비 절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현재 Gas Free 용매는 실제 배터리에 어느 정도로 적용되고 있나요?

현재 개발된 Gas Free 용매는 1세대 모델입니다. 점도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해 2세대 Gas Free 용매 연구를 진행 중에 있죠. 현재는 기존에 사용하던 카보네이트 용매의 20% 수준을 Gas Free 용매 1세대로 대체해 적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리튬이온배터리 내부의 부반응은 한 번 시작되면 연쇄적으로 확대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반응을 억제하는 것만으로도 장기적인 열화 속도를 크게 낮출 수 있는데요.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20% 대체만으로도 체감 효과는 그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파우치 배터리는 가스 누적이 장기적으로 벤트 작동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부반응의 시작을 줄이는 기술은 매우 중요합니다. Gas Free 용매는 용매 분해를 억제함으로써 가스 축적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장기 라이프 사이클 안정성과 고객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됩니다.
Q. Gas free 전해질/용매 개발 관련 향후 계획과 로드맵은 무엇인가요?
현재는 1세대 Gas Free 용매의 양산 적용까지 필요한 검증과 최적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1세대 Gas Free 용매의 단점이었던 점도 등 물성 측면을 보완한 2세대 Gas Free 용매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이며, 장기적으로 현재 사용중인 카보네이트 용매 대부분을 대체한 고 내구성의 Gas Free 용매 기반 전해질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Gas Free 용매 연구가 지속된다면, 높은 이온전도도와 가스 저감 특성을 동시에 갖춘 전해질을 구현함으로써, 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되는 차세대 배터리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를 통해 장기간 사용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고, 급속충전 상황에서도 더욱 안정적인 특성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배터리의 수명과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릴 Gas Free 용매와, 이를 적용한 배터리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도록 연구 개발에 매진하겠습니다.
지금까지 Gas Free 용매를 연구하고 있는 이정민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용매 구조 자체를 새롭게 설계하는 접근을 통해 가스 발생의 원인을 억제하고, 현재 상용 리튬이온배터리는 물론 미래 차세대 전지 환경까지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Gas Free 용매를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기술 경쟁력을 어떻게 확장해 나갈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 주세요.
- 전위창(Potential Window) : 전해질 분해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전압의 범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