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제조의 핵심, 전구체

배터리의 4대 요소 중 하나인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러한 양극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초 재료인 ‘전구체’를 필요로 하는데요. 최근 전구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오늘은 ‘전구체’란 무엇이며, 왜 주목받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배터리에서의 전구체(Precursor)란?

전구체(Precursor)란 어떤 화학반응을 통해 A라는 물질을 만들 때, 최종 물질인 A가 되기 바로 이전 단계의 물질을 의미합니다. 즉 배터리에서의 전구체란 양극재가 되기 이전,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물질을 뜻하는데요.

배터리는 양극재에 어떤 활물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성능과 용도가 결정됩니다. 기본적으로 리튬 산화물이 필요하고, 여기에 다른 금속 물질을 더해 여러 가지 조합의 양극재를 만들 수 있죠. 주로 니켈, 코발트, 망가니즈 등이 사용되는데요. 이러한 원료들을 섞은 화합물이 바로 ‘전구체’이고, 여기에 리튬을 더하면 비로소 양극재가 되는 것입니다.

전구체, 어떻게 만들까?

전구체를 제조하는 방법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건 ‘공침법’인데요. ‘공침’이란 어떤 물질이 침전할 때 다른 물질을 함께 침전시키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 말 뜻대로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이온들을 수용액 혹은 비수용액에서 ‘함께 가라앉히는’ 방법입니다.

NCM 전구체 제조과정을 예로 들면, 우선 니켈, 코발트, 망가니즈 금속을 용해해 금속 용액을 만듭니다. 이 용액에 착화제, pH 조정제 등을 혼합 및 교반하면 반응과 응집이 이뤄지면서 침전을 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침전된 물질을 세척하고 건조시키면 전구체가 완성됩니다.

같은 양극재라도 제조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하나의 전구체만 활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래 그림의 NCA 양극재를 만드는 3가지 방식을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NCA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그리고 리튬 산화물로 구성된 양극재인데요. 각각 제조 프로세스가 조금씩 다르고, 쓰이는 전구체의 형태도 조금씩 다른 걸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첫 번째와 세 번째 전구체는 니켈과 코발트로 만들고 있고, 두 번째는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까지 모두 섞어 만들고 있습니다. 같은 니켈, 코발트로 이뤄진 전구체를 사용한다고 해도 첫 번째는 세 번째와 달리 알루미늄을 첨가해 코팅하는 방식으로 양극재를 만듭니다. 전구체에 따라 양극재를 만드는 제조법이 달라지는 거죠.

전구체의 분류, 대립경과 소립경

전구체는 입자 크기에 따라 대립경과 소립경으로 나뉩니다. 대립경은 10~20µm, 소립경은 5µm 이하로 구분하는데, 최근 고용량⋅고출력의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립경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입자가 작을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입자 간에 접촉면적이 늘어나 더 빠른 전기 화학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인데요. 보통은 소립경과 대립경을 섞어서 사용합니다. 입자가 크고 단가가 낮은 대립경 사이사이에 작은 소립경을 채워 밀도도 안정성도 높이는 식이죠.

공침 전구체

전구체 내재화가 필요한 이유

전구체는 양극재 원가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배터리 제조에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이 계속해서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구체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전구체를 내재화하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밀도를 올리고 폭발 위험으로부터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전구체 기술이 주로 개발되고 있죠. 국내 업계가 전구체 내재화에 힘을 쏟기 시작한 만큼, 머지않은 미래에는 K-전구체가 세계적으로 발전하고 활약할 날이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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