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기업과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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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남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그린스쿨) 교수

어릴 적 TV로 즐겨 보았던 ‘뽀빠이’라는 만화영화가 있습니다. 주인공 뽀빠이에게는 올리브라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올리브가 악당 브루터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면 언제나 뽀빠이가 나타나 시금치를 먹고는 펀치 한 방에 브루터스를 날려버리곤 했습니다. 그래서 뽀빠이를 보고 나면 어린 마음에 어머니를 졸라 좋아하지도 않는 시금치 반찬을 애써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뽀빠이의 시금치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엄청난 에너지를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간편하게 꺼내 쓸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원 말이죠. 우리가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텐데 말입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전기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도 전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는 계속 커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문명의 이기(利器)는 전기 에너지로 작동하는 제품이기 때문인데요. 전기는 이토록 필수적인 에너지이지만, 안타깝게도 전기 생산을 위해서는 아직 화석 연료를 태워야만 합니다.

2019년을 기준으로 한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국제 에너지 기구)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하루 평균 전기 소비량은 62.6TWh인 반면, 하루 평균 전기 생산량은 74.1TWh라고 합니다. 소비되는 것보다 11.5TWh가 더 생산되는 셈인데요. 저장이 어려운 전기의 특성을 감안하면 결국 생산된 전기의 15.5%가 사용되지 않고 유실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수치를 연간으로 모아보면, 전 세계 가정에서 소비하는 전기량의 69%를 버리고 있는 상황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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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더 많은 자원이 소비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히 필요한 만큼만 전기를 만들어서 소비자한테 공급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일 것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전기량을 정확히 예측해서 딱 그만큼만 생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만약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생산한 전기를 전 세계 소비자에게 바로 공급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문제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연결되는 전기 수송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즉 전 지구를 동시에 연결하는 대륙 간 전력 그리드망이 구축되어야 하는데, 연결하고 운영하는 기술을 차치하더라도 국가 간에 발생하는 다양한 이해의 상충을 조율하기란 상당히 어려울 겁니다.

차선의 방법은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방식인데,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을 저장과 공급을 통해 홍수나 가뭄에 대비할 수 있는 다목적댐과 같이 배터리가 사회 인프라 설비로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에너지 저장을 가능케 하는 배터리는 인류의 지속 가능 발전을 도모해 주는 이기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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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70차 UN총회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UN-SDGs)’를 결의하고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이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지속가능발전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인류 공동의 17개 목표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특히 다음의 2가지 목표가 눈에 띕니다.

하나는 7번째 목표인 ‘적정하면서 청정한 에너지(Affordable and Clean Energy)’입니다. 적정한 가격으로 신뢰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현대적인 에너지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재생에너지에 의한 전기 생산과 더불어 낭비 없는 소비를 가능케 해주는 배터리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는 대목인데요. 여기에는 모든 이가 최소한의 에너지 접근 및 사용이 가능해야만 한다는 에너지 평등 관점이 함께 중요하게 고려되어야만 합니다.

다른 하나는 12번째 목표인 ‘책임질 수 있는 소비와 생산(Responsible Consumption and Production)’입니다. 지속 가능한 소비와 생산 양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으로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삶의 질을 높이면서도 자원 낭비나 오염을 줄일 수 있는 그런 소비와 생산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여기서 ‘책임질 수 있는 생산자’란 환경과 사회를 배려하고 투명한 지배 구조를 잘 갖추고 운영되는 기업, 즉 ESG를 충족시키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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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위험을 누구보다 먼저 감지한 금융시장은 온실가스 감축 목적의 프로젝트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녹색금융상품을 개발 출시한 바 있습니다. 자금을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이나 행위에 비추어서 투자 기업을 평가하는 것인데요. 이후 금융시장은 이러한 녹색금융 개념을 확장하여 자금조달을 원하는 기업의 ‘스토리’로 투자 여부를 평가하는 지속가능금융으로 발전시키게 됩니다. 바로 지금의 ESG 금융이죠.

한배를 탄 인류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해야 하며, 사회 구성원 중 특히 기업의 존재와 역할은 필수적입니다. 종업원이 불행하고, 소비자가 불신하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또한 회사의 성장을 기대하고 투자한 주식투자가에게 실망만을 안겨주는 기업이 필요할 때 자금조달이 가능할까요? 주주만이 아니라 종업원, 소비자,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시장에서 존속하는 기업이야말로 장기적 합목적을 추구하는,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기업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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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에너지를 끊기지 않게 공급해 줄 수 있는 배터리 기업은 그 역할에 비추어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사회적 라이선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지속가능발전과 더불어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기여해야만 합니다. 비가 많이 오면 빗물을 흡수했다가 평상시에 물을 자연스럽게 방류하는, 산에 있는 나무를 생각해 봅시다. 나무는 자신의 생을 다하면 자연으로 돌아가 생물 성장의 퇴비가 되는데요. 배터리도 원래 목적의 수명을 다하면 재사용·재활용이 가능한, 선순환적인 이기로 발전해야 할 것입니다. 배터리 기업이 사회적 라이선스를 가지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10만km 이상을 달린 전기차 택시에서 나온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전기차 충전 시스템을 만들어 설치하거나 폐배터리 속 희귀 금속을 재활용하기 위해 전문 업체와 계약을 맺는 등 폐배터리 선순환 체계를 만들고 있는데요.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공급해 주는 배터리 분야의 대표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앞으로의 더 큰 분전과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소견이며 LG에너지솔루션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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